실천교양선/일반

대마를 위한 변명 (2004)

실천문학 2013. 8. 2. 10:35

 

 

 

 

 

    

 

 

 

 


담배는 대마보다 더 해로운 물질일까? 이 책이 집요하게 제시하고 있는 풍부한 증거들에 따르면 정답은 '그렇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되물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담배는 합법이고 대마는 불법인가?' 예기치 않게도 그 정답은 약물학적이거나 의료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며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탐구의 결과로 제시되고 있다. 대마는 인류에게 이로운 작물인가? 그렇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마초는 합법화될 것인가? 그렇다.


담배는 마약으로 구분된 마리화나보다 중독성이 강하고 그 폐해가 더욱 심하다_세계보건기구(WHO)
많은 사람들이 대마초가 담배나 술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들은 대마초가 담배와 술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마초가 담배나 술보다 그 중독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인 편견에 불과하다.


"마리화나는 당신을 범죄자이자 혁명가로 만든다."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진보세력들이 대마초를 피우며 보수권력에 대항했던 것도, 대마초가 평화를 상징하는 풀이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마리화나는 진보와 혁명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대마초는 억압과 저항 사이에 위치해 왔다."
자본주의가 대마초를 혐오하고 적대시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나치게 적은 비용으로 과한 기쁨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마초와 대마초가 상징하는 삶의 방식은 금욕적 노동에 기초한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것이었다.



대마를 이처럼 다양한 관점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대마의 숨겨진 이면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놀랍다.
담배는 대마보다 더 해로운 물질일까? 이 책이 집요하게 제시하고 있는 풍부한 증거들에 따르면 정답은 '그렇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되물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담배는 합법이고 대마는 불법인가?' 저자는 이런 물음을 예상했을 것이고 이 책은 그 정답을 갖고 있다. 예기치 않게도 그 정답은 약물학적이거나 의료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이며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탐구의 결과로 제시되고 있다. 간단한 문답은 다음과 같다.

대마를 최초로 금지한 나라는? 미국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마를 금지하도록 선도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War on Drugs)'에서 가장 심각하게 탄압받고 있는 물질은? 대마초(마리화나)이다. 대마는 인류에게 이로운 작물인가? 그렇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마초는 합법화될 것인가? 그렇다.

물론 현실은 OX의 퀴즈가 아니다. 대마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이런 간단한 문답이 불가능할 만큼 엄혹하다. 현실이 그런 만큼 이 책은 진지하게, 때로는 세계사를 넘나들기도 하고 약물사를 섭렵하며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힐난하기도 하면서 종횡무진 대마를 둘러싼 진실과 그 의미들을 씨줄과 날줄로 섬세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미덕은 맹목과 편견, 선입견의 베일(혹은 가시면류관)에 덮인 대마의 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마에 대해서 사실은(!) 그다지 아는 것이 없는 현실에서 이 책은 대마가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판단은 독자의 것이다.

이 책은 또 재미있는 역사책이다. 192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마초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국의 진보세력과 보수세력의 치열한 다툼은 그 자체가 미국 현대사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화학자본인 듀퐁과 신문자본인 허스트가 대마를 음해했던 배경, 황색저널리즘과 인종차별주의에 대마초가 동원되는 과정, 보수세력이 진보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대마초를 극악하게 탄압했고 진보세력이 이에 맞섰던 이야기, 반전운동과 대마초 이야기, 리처드 닉슨이 '마약과의 전쟁'을 최초로 선언한 인물이 된 전후사정, 급기야 합성대마초의 상품화와 판매를 앞서서 허용하는 궁여지책을 거쳐 마침내 미국의 각 주에서 매마초의 의료적 사용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서술하는 장면들은 미국 현대사를 대마라는 돋보기를 통해 관찰하는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또 미국에서 그치지 않고 네덜란드를 필두로 유럽이 미국의 일방적인 반대마초 전쟁에 반기를 드는 과정을 통해 대마의 복권이 목전에 와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은 물론 미국이 주도했던 가혹하고 탄압 일변도의 마약정책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허구적이며 기만적인 것이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덧붙여 저자는 대마라는 작물이 환경과 의료 차원에서도 얼마나 유용한 작물인지를 설파하는 데에도 소홀히하지 않고 있다. 20세기 초까지 대마펄프가 종이를 만드는 유일한 원료였으며, 면화와 목화에 앞서 섬유 제조의 오랜 원료였고 훌륭한 구황작물이었다는 사실 등을 밝힘으로써 대마가 사라지고 위축됨에 따라 인류가 환경차원에서 얼마나 큰 타격과 손해를 자초했는지를 일일이 논증하고 있다. 의약분야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5천 년 동안의 임상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어온 대마초보다 안전한 합성약품은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북미와 유럽의 시민단체들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대마초의 의약적 합법화에 매달려 왔는지를 설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저자는 또 한 장을 할애해 대마초와 관련된 다섯 편의 영화 이야기까지 더해 책의 내용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대마가 담배보다 좋은 일곱 가지 이유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성인의 사망 원인의 10퍼센트가 담배 흡연이며, 현재 인구 63억 명 중 5억 명 정도가 흡연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지금과 같은 흡연율이 지속되면 20년 후 담배로 인한 암 발생은 지금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담배의 해악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니코틴의 강력한 중독성 때문이다. 담배가 이토록 인체에 해롭고 중독성이 강하다면, 담배와 비슷한 효과를 주면서 담배보다 덜 해로운 대체제는 없는 것일까.

『대마를 위한 변명』에서 저자는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는 차라리 대마초를 피우는 것이 낫다는 낯설고 도발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마초는 세계적으로 수백만의 정규적인 이용자를 가진 대표적인 불법 약물이다. 더욱이 툭하면 대마초로 구속되는 연예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차가운 눈초리에서 보이듯, 마약에 대한 금지가 강력한 사회적 금기로 굳어진 한국 사회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는 가혹한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그러한 금기는 전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온 미국 현대사와 유럽의 마약 정책, 약물학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대마초에 대한 금기가 얼마나 허약한 토대에 근거한 것인지를 밝혀내고 있다. 또한 담배와의 비교를 통해 대마초가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제이며, 환경과 보건, 의학, 진보의 관점에서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담배와 대마초의 비교를 통해 대마가 담배보다 좋은 일곱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대마초는 담배보다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훨씬 적다. 오히려 대마초는 담배 흡연자와 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된다.

둘째, 담배는 많은 니코틴을 공급받기 위해 계속해서 줄담배를 피워대야 하지만 대마초는 훨씬 적은 양의 흡연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장함으로써 연기에 포함되어 있는 각종 유해물질의 인체 유입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 대마는 친환경적 작물이다. 대마는 나일론과 플라스틱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작물이다. 또한 1에이커의 대마가 생산하는 종이의 양은 4에이커의 나무가 생산하는 종이의 양과 같아서 종이 생산 원료를 목재펄프에서 대마펄프로 대체할 경우 숲의 파괴를 막을 수도 있다.

넷째, 담배는 각종 질병을 유발해 흡연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대마초를 피워서 죽었다는 기록은 5천 년을 통틀어 단 한 건뿐이다.

다섯째, 대마초는 일반적인 편견과는 반대로 담배가 가진 것과 같은 지독한 중독성 및 금단 증상이 없다. 니코틴의 의존성은 헤로인의 의존성보다 강하다. 대마초는 담배의 유해성을 줄일뿐더러 담배 대신 대마초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결과적으로 담배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섯째, 대마초는 합법화될 경우 담배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일곱째, 대마초는 보다 강력한 마약에 대한 장벽 역할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마약의 폐해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대마초의 의약적 사용

대마초의 금지는 의약품으로서의 대마초의 사용도 함께 금지함으로써 크고 작은 물의를 빚고 있다. 에이즈나 암과 같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들은 심한 절망감과 극심한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환자들에게 대마초가 유용한 치료제로 판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뿐만 아니라 대마초는 메스꺼움, 통증 그리고 근육경련을 치료하는 약물로 쓰일 수 있으며, 녹내장, 간질, 다발성 경화증, 에이즈, 편두통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러한 질병들에 있어 대마초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없거나 기존의 약품이 대마초보다 덜 안전하다면 그 심각성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대마초의 이 같은 의약적 효과는 대마초의 합법화에 대한 요구로 발전했고 대마초 합법화 운동에서 의약적 합법화운동이 가장 전면에 나서게 된 동기가 되었다. 또한 대마초의 전면적 합법화에 앞서 의약적 합법화가 제한적으로 먼저 이루어지는 사례도 빈번하다. 환자에 대한 인권이 그만큼 절실하고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운동의 성과로 네덜란드 정부는 2003년부터 암, 에이즈, 다발성 경화증 등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의사들이 대마초를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영국 역시 2002년부터 대마초를 스테로이드제와 우울증 치료제가 분류되어 있는 C그룹의 약물로 취급하기 시작함으로써 사실상의 합법화를 선택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두고, 무엇이 마약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상대적이라고 말한다. 대마초는 지금은 불법 약물이지만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5천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애용된 약물 중의 하나였으며, 술은 지금은 합법적 약물이지만 미국에서 1920년 금주법이 선포된 이래 1933년에 페지될 때까지 금지된 약물이었다. 대마초를 합법화하라는 요구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마와 대마초, 불법의 역사

이 책은 대마초보다 해로운 담배는 허용하면서 대마초의 사용은 금지하는 자가당착이 발생하게 된 배경의 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 대마의 수난사에 감춰진 비밀을 드러내준다. 저자에 따르면 대마와 대마초의 불법의 역사는 미국에서의 '대마와의 전쟁'의 발생과 전개를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대마에 대한 박해의 시작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것의 유해성 때문이 아니었다.

대마가 처음 금지된 것은 1930년대 미국에서 대마를 이용한 섬유와 종이생산이 매우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자 이에 위협을 느낀 화학자본과 제지자본의 음모와 로비 때문이었다. 1970년대 닉슨 행정부에 의한 가혹한 마약과의 전쟁 역시 베트남전쟁과 반전시위로 궁지에 몰린 군산복합체의 정치적 동기와 무관하지 않았다. 이렇듯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유로 탄압을 받아온 대마는 계속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미국은 대내외적으로 대마를 박멸하는 데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미국이 패권적 초강대국으로 발전함에 따라 대마에 대한 자신의 선택을 전 세계에 강요했다. 그 결과 대마의 불행은 각국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다.

저자는 대마초에 대한 금지에는 권력과 자본의 체제 유지 의도 또한 반영되었다고 말한다. 대마초가 주는 쾌락은 자본주의 정신이기도 한 청교도적 금욕주의와 상충되었다. 대마초가 주는 기쁨은 아주 적은 비용으로 가능했기에, 자본가계급은 노동자들이 이 기쁨에 빠져 열심히 노동하지 않거나, 물질적 소비의 기쁨을 대마초로 대신할까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대마초는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비추어졌다. 결국 자본주의는 대마초를 거두는 대신 담배를 내밀었다. 담배의 미덕은 대마초보다 훨씬 그 기쁨이 덜하며 노동에도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담배가 대마초보다 훨씬 해롭다는 것은 자본가계급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마초에 대한 금기는 그러므로 노동계급에 대한 금욕의 강제라는 맥락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자본주의 발달 초기부터 지금까지 노동계급은 노동을 강제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금욕적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대마초는 바로 그 억압과 저항 사이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라에 대마초를 허하라"는 저자의 요구는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발전시켜온 이데올로기인 '금욕주의'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1960년대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진보적 젊은이들과 예술가들, 히피들이 대마초를 피우며 보수권력에 저항했던 것도, 대마초가 반전과 평화, 자유와 혁명을 상징하는 풀이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또한 권력이 보수적일수록 대마초에 대한 탄압의 정도도 그만큼 혹심해졌던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유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8년 이후 유럽과 아시아, 남미를 여행했다. 암스테르담에서 대마초에 대한 네덜란드의 진보적 정책을 접한 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조사하고 연구했다.
환경과 보건, 의학, 진보의 관점에서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첫번째 결실이다.

대마초도 '마녀사냥' 희생양?



대마초는 ‘대마초 연예인’부터 떠올리는 우리에겐 명백한 금기의 대상이다. 알만한 이름의 스타들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돼 연예활동을 중단하며 참회의 눈물을 보이는 장면은 지난 70년대 이후 잊을 만하면 정기적이다 싶게 뉴스에 등장해왔다. 대마초의 구체적 해악을 모른채 그저 ‘위험한 마약과 같은 것’ 정도로 여겨온 우리 입장에서 ‘대마초의 위험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며 대마초의 ‘복권’을 주장하는 이 책의 ‘변명’은 우선 수상해 보인다.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또 다른 대마초에 대한 시각과 만난다.

대마초 축제까지 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진보적인 대마관련 정책을 연구한 저자는 “대마초는 담배보다 덜 해롭고 담배보다 나은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며 세계사 속 대마의 역사를 보여주고, 환경, 의학및 진보의 관점에서 대마초의 복권을 역설한다.

대마가 지구상에서 금기시된 것은 불과 100년전. 1만여년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온 대마는 신비의 약초이자 식품으로 대접받았고, 종이와 범선의 돛과 로프의 원료이기도 했다. 대마의 수난이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 석유화학기술의 등장 이후다. 1937년 12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대마금지법이 공포됐다.

이 책은 당시 대마 박피기와 추수의 자동화가 이뤄지면서 대마산업의 발전에 위협을 느낀 섬유업계와 제지업계의 ‘냄새나는 결탁’의 산물이 대마금지법이라고 지적한다. 당시 ‘대마초 자체가 위험하지 않아도 헤로인으로 이르는 길’이라는 논리로 대마초를 금지시켰다. 화학자본의 소유주인 두퐁과 제지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대마초를 저급한 인종들이 사용하는 미치광이의 약물’이라는 캠페인을 펼치자, 대마초세금법 공포로 이어지고, 농가들이 대마 재배를 포기하면서 대마산업은 침몰했다.

1960년대 대마초 합법화 운동의 리더는 TV토크쇼에서 대마초단속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대마초의 사용을 옹호한 시인 겸 교사 앨런 진스버그이다. 반면 닉슨정부는 반전운동을 이끌던 신좌익 운동세력에 대한 탄압의 빌미로 대마초를 적극 활용했다.

60년대 대마초는 진보와 혁명, 반전과 평화의 상징이었다. 대마초 전쟁을 벌였던 미국에서도 합법화운동이 폭넓은 지지를 얻으면서 지난 1996년 캘리포니아에선 ‘의약적 용도의 대마초 합법화’법안이 통과됐고, 현재 9개 주가 유사법안을 통과시켜 적용중이다.

이 책은 또 미국 초대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대마초 제조를 연구한 대마농장주였고, 대마초가 성적 성장과 생식 및 가임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증거가 없다는 등 다양한 과학적 자료를 제시한다.

저자는 영화 ‘트레인스포팅’등 대마초가 등장하는 영화를 인용하며 “자본주의가 대마초를 혐오하고 적대시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적은 비용으로 과한 기쁨을 주기 때문일 것”이라고 대마에 관한 거침없는 변명을 펼친다.

--문화일보. 신세미 기자. 2004. 8. 13.


대마를 감옥에 가둔 건 자본주의


대표적인 마약(麻藥)류인 대마가 인류의 ‘벗’으로 사랑받아 온 세월이 수천년이라면, 인간을 파괴하는 ‘마약(魔藥)’으로 버림받은 것은 겨우 1백년쯤에 지나지 않는다. 옷감·음식·약재·기호품·생활용품 등으로 널리 애용되고, 심지어 평화를 상징하기까지 했던 대마는 왜 갑자기 ‘인간을 해치는 사악한 풀’로 낙인찍힌 것일까?

지은이는 대마초가 금지된 약물로 박해받아 온 역사에 자본주의와 미국의 교활한 정치·경제적 공작이 개입되어 있다고 본다. 지나치게 적은 비용으로 인간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대마초는 반(反)자본주의적이다. 20세기 초부터 미국내 보수세력과 화학·제지산업 등 대자본은 자기 이익을 위해 정치와 손잡고 대마초에 ‘매카시적인’ 음해와 탄압을 가했다. 결국 대마초는 헤로인이나 코카인, 담배보다도 더 유해한 인류의 적으로 간주돼 감옥에 가둬졌다.

지은이는 불법적인 대마초가 합법적인 담배보다 우리 몸에 덜 위험한 이유로 7가지를 제시했다. 반면, 대마초가 위험한 이유는 단 한가지. 억압과 저항 속에서 살아남은 대마초를 입에 대는 순간 “당신은 혁명가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한겨레, 김성재 기자. 2004. 8. 14.


 

독자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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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록  일 :

2004-09-20 오전 11:03:00

 

[한겨레 21]에 소개된 ‘대마초를 합법화하라!’는 이주현 기자님의 기사 내용을 읽고 난 후 저는 서둘러 유현 작가님의 [대마를 위한 변명]을 읽어보았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쉼없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진지하게 앉은자리에서 꼼짝 않고 읽을 만큼 …(중략)… 저는 68년생 남자입니다. 동대문시장에서 의류 도매업과 식당을 운영하던 중 대마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집행유예 처분을 받고 석방된 후 56일 만에 대마를 피우던 파이프로 담배를 흡연하여 ‘대마 양성 반응’이 검출되어 재구속되었습니다.

19살부터 알게 된 대마초는 15년 이상 일과 후 즐기던 제 삶의 여유와 자유였습니다. 저는 중학생, 초등학생, 세 살의 예쁜 자녀를 사랑하는 아버지입니다. 누구에게나 기본이겠지만 저 또한 양심적으로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려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대마초를 흡연하는 것이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는 것보다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예쁜 공주들과 떨어져 생이별을 하는 현실에 저는 조국을 버리려는, 버리고 싶은 충동에 갈등합니다.
가정과 사업과 신용을 망가지게 하는 대마관리법은 범죄이자, 폭력입니다. 대마를 위한 변명 책을 범정의 세 분 판사님께 선물하려 합니다. 잘못된 법에 억압받는 여러 대마애호가를 대신하여 유 현 작가님과 실천문학사에 감사드립니다.

―2004. 9. 16. 성동구치소 수번 5037 정민규

* 이 편지는 구치소에서 수감 중 보내온 것을 실천문학사에서 입력하였습니다. -편집부.


독자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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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록  일 :

2004-09-22 오후 5:09:54

 

대마관리법으로 3번째 구속되어 72일 만에 서울구치소에서 오늘 출소한사람입니다
누범 기간이라 쉽지않은 재판과정이였지만 깨어있는 판사님과 변호사님 덕분으로
벌금형으로 석방되었습니다 . 구치소 수감중 이책을 읽게되었습니다
유현님의 생각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 이런 불합리한법으로 인해
저와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대마법 폐지에 적극 참여하여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