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산문

잃어버린 여행가방 (2005)

실천문학 2013. 8. 2. 14:37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 땅의 남쪽 끝 남도, 섬진강에서 독립운동의 자취가 숨쉬는 북만주 벌판, 기아로 고통 받는 땅 에티오피아에서 초자연의 마력이 넘치는 티베트까지, 작가 박완서가 지혜의 눈길로 담아 건네는 여행이야기. 작가의 개인적 여행기록이면서, 인생이란 긴 여정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소박하지만 긴 여운을 전해주는 글들을 읽다 보면, 어느덧 미소를 머금고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선정 ‘2006 2월의 읽을 만한 책’
부산시 교육청 청소년 권장도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박완서의 여행이야기

작가 박완서의 기행산문집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그동안 써온 12편의 기행 산문을 모두 4부로 엮은 것이다.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로 웅대한 문학세계를 이룬 박완서는, 감칠맛 나는 문장을 생산하는 우리 시대 몇 안 되는 산문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작가 박완서의 여행기록이면서, 동시에 인생이란 긴 여정에 대한 거장의 철학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감성을 자극하는 그만의 독특하고 즐거운 글맛과, 소박하지만 긴 여운을 전해주는 글들을 읽노라면, 어느덧 미소를 머금고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깊은 사색을 담은 기행산문집

이 책에는 작가 박완서가 각별히 아끼는 주옥 같은 산문들이 실려 있다. 1997년 출간된 산문집 [모독]의 일부분과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담은 산문, 새롭게 쓴 산문들을 손수 엄선하여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꾸몄다.

예술가의 손에 의해 그려진 풍경 속에는 그가 태어난 나라, 그가 사랑했던 사람과 즐겨 읽었던 책들이 반영되게 마련이고, 그 예술가가 겪었던 체험의 총체가 말갛게 가라앉아 배어나온다. 마치 눈앞에 펼쳐지듯 선연한 풍경과, 거기에 더해 그 뒤에 숨은 진경까지 하나하나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박완서의 글만이 줄 수 있는 즐거운 감동이라 할 것이다.

12편의 짧지만 긴 여행이야기 한편한편에 노장의 묵직한 철학이 담겨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녀노소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다.

“이 나라의 자연처럼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자연은 지구상에 어디에도 없다. 신이 온갖 좋은 것을 다 모아다가 공들여 꾸민 정원 같다. 하나도 넘치게 준 게 없이 다만 조화롭게 주었을 뿐이다.”(본문 중에서)

제1부에는 작가가 이렇듯 사랑하는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쓴 글을 담았다. 남도, 하회마을, 섬진강 벚꽃길과 쌍계사, 그리고 오대산 일대를 여행하면서 쓴 글 속에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경외와 그리움이 묻어난다. 이름 없이 살다 간 사람들이 사연 많은 삶을 읽어내고, 자연의 정기가 되어 자연을 빛나게 하는 위대한 영혼의 자취를 느낀다. ‘정기가 없는 자연은 경치에 불과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읽어내는 섬세한 눈길이 따뜻하면서도 애잔하다.

제2부는 작가의 개인적 체험과 역사적 사연이 담긴 기행글들이 주로 실려 있다.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오래전 여행가방을 잃어버린 경험을 떠올려 인생이란 긴 여행을 사색한 글이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참석해 쓴 「그 자리에 있다는 감동―바티칸 기행」, 역사학자 이이화, 송우혜와 함께 중국과 백두산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방문한 「아! 참 좋은 울음터로구나―중국, 백두산 기행」, 상해와의 특별한 인연을 다룬 「상해기행」 등이 실렸다.

제3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기아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에티오피아와 쓰나미가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기록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죄 없는 아이들이 고통받는 현실은 외면하고 싶은 우리의 치부이지만, ‘그래도 삶을 계속해나가는’ 인간의 위대한 생명력이 숙연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제4부 「해오의 여정」은 초자연적인 외경의 마력 앞에서 자기 존재를 되묻는 아픈 해오(解悟) 속의 순례이다. 티베트와 네팔의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순연한 사람들, 정결한 생활모습, 쓰레기마저 완전 순환되는 땅을 통해 현대문명의 소용돌이에 빠진 우리들에게 삶의 본질적 조건을 질문한다.

오체투지로 설산과 자갈밭을 고행하는 사람들의 그 만행의 법열을 이방인이 해독한다는 것은 모독일 수 있지만, 전생의 인연 속에서 만났음직한 미치게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정복되지 않은 대지와 순연한 사람들의 미소, 부처와 라마의 미라, 그리고 저 모래바람 속의 침묵까지 사유하여 회화적으로 결정지어 보여주는 티베트-네팔 기행기는, 탁월한 리얼리스트의 지안이 그려낸 성(聖)과 속(俗)에 대한 풍경이다.

작가의 깊은 연륜이 더해져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소박한 감동을 건네는 기행산문집이다.

박 완 서
1931년 10월 20일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였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소설집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 『서 있는 여자』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동화집 『부숭이의 땅힘』 『보시니 참 좋았다』,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 『살아 있는 날의 소망』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두부』 『잃어버린 여행가방』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등이 있다. 2011년 1월 22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호암예술상(2006) 등을 수상하였다. 2011년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본다는 것은 곧 책임진다는 것이더라" ―― 최재봉 기자, 한겨레(2005. 12. 27.)
 삶에 대한 통찰 닮은 12편의 기행문 ―― 이순녀 기자, 서울신문(2005. 12. 23)
 문인과 함께 나를 찾는 '감성여행' ―― 이상주 기자, 경향신문(2005. 12. 29.)
 사람 냄새 찾아 '세 갈래' 항해 ―― 장재선 기자, 문화일보(2005. 12. 29.)
 진지한 여행가방을 마주하다 ―― 정민호 기자, 오마이뉴스(2006. 01. 03.)
 발 닿으니 풍경이요 손 닿으니 인정일세 ―― 권기태 기자, 동아일보(2006. 01. 07.)
 여행가방은 잃어도 나는 잃지 말자 ―― 심상훈, 여성신문(200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