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시
낡은 기계 (1997)
실천문학
2013. 8. 9. 13:46
<실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노동자 시인 조기조의 첫번째 시집.
이 시집은 1990년대 노동시의 든든한 성과를 담고 있다. 노동으로 잔뼈가 굵은 자의 곰삭은 체험이 그에 걸맞은 리얼리즘시로 구체화되어 작품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현장과 현장 주변의 이야기를 쓴 1·2부의 시들 「김 주임은 소금을 먹지 못한다」, 「오퍼레이터 최 기사」처럼 조기조가 아니면 누구도 해주지 못할 이야기들
로 빼곡하고, 현장을 다룬 이야기들과 함께 어린시절의 정서를 살린 감성적인 시편
들이 3·4부를 채우고 있는데, 이렇듯 서정성 넘치는 아름다운 시편들은 그가 단
순히 현장노동자의 시각에만 국한된 시인이 아님을 보여준다.
느낄 수 있다
용접이 끝난 파이프를 가만히 잡고 있으면
면장갑 속으로 스미는 따스한 온기
그대가 지금 민주노총 출범 전야제에
누군가와 힘껏 손을 잡는 깊은 유대
그 따스함은 우리가 이렇게 밤을 밝히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__「따뜻한 그리움」 부분
조기조
1963년 충남 서천 출생으로 1994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구로
노동자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