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시

나는 부리 세운 딱따구리였다 (1998)

실천문학 2013. 8. 9. 13:59

 

 

 

 

 

 

           

 

 

 

 

 

미세한 생명의 떨림과 깊은 밤하늘의 침묵까지 호흡할 수 있는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시인 백창일의 첫번째 시집. 그의 시 속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산벚꽃과 봄날의 이미지는 오월의 체험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러한 오월의 상처는 좀체로 단서를 찾기 어려울 만큼 두꺼운 서정적 옷을 입고 있다. 자연에의 합일과 경건성으로의 귀의를 서정적 특징으로 하는 그의 시들은 사물과 언어가 분리되지 않는 情景交融의 전통적인 시작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달빛도 찬 이슬 진 소쩍새 우는 밤에
마파람에 떨어진 산벚꽃을 생각합니다
꽃잎처럼 물든 가슴으로
적멸보궁에 든 오월을 생각합니다
__「오월의 산」 부분

 

백창일
1961년 전남 흑산도 출생으로, 199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시 「산노래」 외 2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