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시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2001)

실천문학 2013. 8. 11. 23:10

 

 

 

 

 

 

 

 

           

  

 

 

 

 

 

 

나종영 시인의 두번째 시집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는 그의 맑고 순정한 시정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시집이다. 놀고 먹는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흙의 마음을 헤아리는 밭일을 하는 사람을 위한 시, 가난한 소녀의 눈망울을 위한 시, 외로운 시인의 가슴속을 덥혀줄 뜨거운 노래를 부르겠다는 나종영 시인의 항심은 그가 아름다운 시를 쓰는 데 원동력이 되어 빛을 발하고 있다.

밭이랑을 고르다가/ 온몸으로 꿈틀거리는 너를 본다/ 징그럽게 살아 꿈틀거리는 너를 보며/ 살아 있는 것이 스멀거리는 촉촉한 밭 위에 내가/ 맨발로 서 있음을 나는 비로소 안다/ 이 흙 안에서 너는 온몸으로 몇 백년 몇 천년을 면면히 살아왔으리/ 나도 네가 사는 흙속에서 징그럽게 살아가리라/ 돼지벌레 굼벵이 명주잠자리애벌레가/ 뒹굴며 함께 살고 있는 풀뿌리 환한 세상 안에서. __ 「相生詩篇-지렁
이」 전문

나종영
1954년 광주 출생으로, 1981년 창작과비평사 13인 신작시집 『우리들의 그리움은』으로 작품활동 시작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며 광주, 전남 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1985년 시집 『끝끝내 너는』 출간. <시와 경제>,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