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논리에 바탕한 무분별한 개발이 지구 환경과 인류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온 첼시그린 출판사의 ‘삶의 정치’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던 『약탈자들(Strangely Like War)』이 번역, 출간되었다. 길가메시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개잎갈나무 숲을 베어 쓰러뜨린 후 문명은 대규모의 삼림 파괴에 의해 일어나고 쓰러지기를 거듭해왔다. 세계 원시림의 4분의 3이 사라져버린 오늘날, 나무를 베고 가공하고 펄프화 하는 속도는 점점 더 가속화된다. 짧지만 충격적인 글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지구의 모든 살아 있는 것에 가하고 있는 공격에 대해 경고해온 두 저자, 데릭 젠슨과 조지 드래펀은 숲의 파괴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닥칠지를 경고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란 비단 인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류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지상의 모든 동식물 역시 포함된다. 『약탈자들』은 숲의 파괴와 생태계 위기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의 필독서이자, 전 세계 예비 환경운동가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이다.
데릭 젠슨과 조지 드래펀의 『약탈자들』은 우리 삶의 수호자를 공격하고 우리의 진정한 안전을 파괴하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우리의 두 눈을 번쩍 뜨게 한다. 숲이 몰살 위기에 처해 있다. 어떤 추정치에 의하면 매초마다 1헥타르의 숲이 잘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1헥타르라면 축구장 두 개 넓이에 맞먹는다. 1분마다 60헥타르의 숲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즉, 하루에 8만 6천4백 헥타르라는 뉴욕보다 더 넓은 지역이 깎여나가고, 매년 3천만 헥타르라는 폴란드보다 더 넓은 지역이 황무지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원시림의 4분의 3이 잘려나간 상태인데 그 대부분이 지난 20세기에 벌어진 일이다. 원시림이 남아 있는 나라는 러시아, 캐나다, 브라질 3개국 정도다. 미국 원시림의 95퍼센트는 아예 사라지고 없다.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숲도 얼마나 빨리 사라질지 알 수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인도의 손꼽히는 과학자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 사상가이자 운동가인 반다나 시바가 쓴 ‘추천의 글’로 서문을 여는 『약탈자들』은 열정적인 두 환경운동가가 함께 집필한 ‘전 세계의 숲이 파괴되는 과정과 결과에 관한 보고서’이다. 이때, 단순한 ‘숲의 파괴’가 아닌 21세기형 제국주의라 할 자본주의에 의한 ‘숲의 파괴’라는 점에서 두 저자의 고발은 빛을 발한다.
지은이 데릭 젠슨(Derrick Jensen)
추천의 글―반다나 시바 5
_반다나 시바(1952년 인도 출생. 인도의 손꼽히는 과학자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환경 사상가이자 운동가)
젠슨, 드래펀, 고맙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상식을 동시에 눈뜨게 해주었습니다. 생명의 대량 파괴가 지배 가치관으로 자리잡아 세계화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두 분의 냉철하고도 쓰라린 분석과 열정은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고 실행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_프랜시스 무어(『희망의 경계-풍요로운 세계에서의 빈곤과 굶주림의 역설』의 공저자)
『약탈자들』은 미래 세대의 운명 혹은 지구 그 자체의 운명을 염려하는 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이러한 지성과 지식을 책을 통해 드러내기 위해서는 대단한 정직과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 드래펀과 젠슨에게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
_워드 처칠(『땅을 위한 투쟁』, 『인종 학살의 사소한 문제』의 저자)
전쟁과도 같은, 전 세계 숲의 약탈 보고서
세계 각국의 산림청과 토지관리국은 원래 시민의 소유인 숲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거대 목재기업들에 팔아왔다. 치즈버거 한 개 값도 안 되는 저가에 말이다. 게다가 목재기업들을 위한 벌채용 도로를 건설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납세자인 시민의 몫으로 돌려졌다. 이를 두고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지금 세금을 내고 있다면 자신의 땅에서 나무를 뽑아내기 위해 돈을 내고 있다는 뜻”이라고.
21세기형 제국주의, 숲을 향한 무차별적 약탈자들의 또 다른 이름, 자본주의!
전 세계적 현상인 이상기후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들이 모두 숲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구 온난화, 지구 사막화 같은 중대한 문제들이 모두 숲의 파괴로 인한 것이라면? 부패한 정권과 거대 기업이 세금을 빼돌리며 배를 불리고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등쳐먹는 일이 결국 숲의 파괴와 무관하지 않다면? 인간의 삶은 위협받고 있고 이는 결국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자본의 잣대를 아무 데나 휘두르는 근시안적 사고들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가 “묘하게 전쟁과 닮은(Strangely Like War)"인 것도 한국어판 제목을 ‘약탈자들’로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사회․문화․경제적 메커니즘에 의한 토지 난개발과 그로 인한 숲의 파괴는 인류 역사상 하나의 문명이 파멸에 이르도록 만들어온 권력욕과 같은 자리에 있다.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하면 숲의 파괴를 막을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른다”고, “어떻게 파괴자들을 숲에서 몰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일단 숲을 파괴하는 일이 얼마나 잔학한 것인지 깨닫기만 해도 숲이 파괴되는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느려질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권력자들, 파괴자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멸종시키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다. “중요한 것을 지키고, 남아도는 것을 없애고, 파괴적인 파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너무나 쉽고 간단한 것인지도 모른다.
“고기를 덜 먹고, 커피를 덜 마시면 된다. 우리 고장에서 생겨난 음식을 먹으면 된다. 다른 사람들의 먹고살 권리와 능력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우리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면 된다. 제국의 중심부에 있는 자들이 다른 이들에게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게 하는 사회적, 정치적 토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근본적인 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숲에서 시간을 보내면 된다. 나무에게, 숲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으면 된다.”
우리 인간이 숲에서 왔고 언젠가는 숲으로 돌아가게 되리라는 사실, 즉 숲을 잊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말보다 오래된 언어(A Language Older Than Words)』, 『땅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Listening to the Land)』, 『거짓의 문화(The Culture of Make Believe)』, 『철도와 벌목(Railroad and Clearcuts)』, 『웰컴 투 머신』 등을 저술했다.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살며 숲과 하천의 서식지를 복원하고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저서 중 일부는 www.derrickjensen.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지은이 조지 드래펀(George Draffan)
목수, 코퍼릿라이브리언(기업 등의 단체를 위해 목표 성취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구축하는 일을 하는 사람-옮긴이), 숲 보호 무임금 운동가, 프리랜서 연구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캐스캐디아의 야생(Cascadia Wild)』, 『철도와 벌목(Railroad and Clearcuts)』, 『기업권력 입문서(Primer on Corporate Power)』, 『엘리트 여론(The Elite Consensus)』 등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집필하였다. 저서 중 일부는 공공정보네트워크인 www.endgame.org에서 열람할 수 있다.
역자 김시현
2007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기』, 『탐식』, 『게으름』, 『비밀의 계곡』, 『토끼울타리』 등이 있다.
조용한 전쟁 13
숲의 거주자들 29
책임을 묻다 47
숲을 살해하는 몇 가지 방법 63
세계를 짓뭉개다 81
거짓말쟁이들 89
농락당하는 제도 103
부패 125
현실 세계에서의 세계화 145
세계를 먹어치우다 171
실패한 해결책 197
길가메시를 거부하라 221
주석 229
참고문헌 247
참여를 위한 단체 261
저자후기 265
역자후기―김시현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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