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물 찾기

폴 포트 평전 (2008)

실천문학 2013. 8. 1. 14:15

 

 

 

  

 

 


폴 포트를 중심으로 했던 크메르루주 정권, 캄보디아 전역을 킬링필드로 만들었던 야만의 시기의 주역들이 물러난 지 30여 년, 유엔이 개입하여 평화가 찾아든 지는 15년이 지났다. 2006년 7월 캄보디아 국제전범재판소가 설립되고 2007년 4월 공식 기소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캄보디아인 200만 학살을 주도했던 핵심인사들 중 공식적으로 처벌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암 촘스키는 방송인 데이비드 바사미언과의 대담(『프로파간다와 여론』)에서 “1970년대 초에 캄보디아 농촌을 상대로 역사상 가장 집중적인 폭격을 지시했던 사람들도 당연히 전범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가 말한 “폭격을 지시했던 사람들”은 바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과 그의 국가안보보좌관이던 헨리 키신저 등을 포함한 미국의 고위 정부관료들이다. 그러나 킬링필드에서 죽은 200만 명의 캄보디아인들과 그들을 죽인 자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단체들의 구호사업을 차단시키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역사를 지켜보았던 이들 모두 말이 없다. 그저 킬링필드의 책임을 모두 폴 포트에게 돌리고 있을 뿐이다.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된 『폴 포트 평전』은 부제인 ‘대참사의 해부’에 걸맞게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무시무시하다 못해 불가사의한 비극의 역사를 냉철한 시각과 철저한 고증으로 해부해내고 있다. 저자는 묻는다. “킬링필드의 책임은 정말로 폴 포트에게만 있는가?”






200만 캄보디아인 학살의 원흉
현대역사상 가장 불가사의하고 무시무시한 정권의 수장
아시아판 히틀러…… “폴 포트”


폴 포트는 단 한 번 외국을 공식 방문했는데, 이 책의 저자 필립 쇼트는 그때 폴 포트를 가까이에서 보았다고 한다. 폴 포트가 집권한 지 2년이 지난 1977년 중국에서였다. 저자는 폴 포트의 매력과 카리스마, 초연한 모습에 무척 마음이 끌렸으며 그가 봉건적인 민족국가의 지도자라기보다는 승려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폴 포트는 이제까지 시행된 사회공학 실험 가운데 가장 급진적이고 냉혹한 실험을 기획한 인물이다. 폴 포트의 평등주의 이상향이 낳은 공포정치는 캄보디아를 광란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폴 포트가 집권한 3년 동안 캄보디아 인구 5명당 1명(1백만 명 이상)이 킬링필드에서 사라지고 기아로 사망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어떻게 정의롭고 부유한 사회를 향한 꿈이 인류 최악의 참사로 변했을까?
저자는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찾으려고 캄보디아 전역을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캄보디아와 베트남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전 크메르루주 지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에 공개된 베이징과 모스크바, 하노이, 파리, 서구 여러 지역의 기밀자료도 꼼꼼히 조사했으며 태국과 캄보디아 접경지역에 있는 크메르루주의 본거지에서 여러 달을 보내면서 키우 삼폰, 이엥 사리를 비롯해 크메르루주의 핵심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총 5백 시간이 넘었고, 어떤 경우에는 한 사람과 50~60시간을 면접하기도 했다. 그리하여 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의 신념과 목표를 말하는 크메르루주 핵심인물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었다. 그중에는 1950년 파리 유학 시절에 폴 포트를 처음으로 정치세계로 이끈 켕 반삭의 목소리도 들어 있다.
저자는 타인을 배려하던 젊은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끔찍한 정권의 지도자로 변해가는지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어떻게 캄보디아를 도탄에 빠뜨리는 최고기획자가 되었는지 냉정하게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일의 기획자는 폴 포트만이 아님을 분명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베트남이 없었다면, 미국이 베트남에서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면, 폴 포트도 킬링필드도 없었을 것이라고, 그러므로 폴과 함께 같은 미래를 꿈꾼 캄보디아의 수많은 지식인과 더불어 서구 국가들, 특히 미국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참사로 기록될 캄보디아의 이토록 처참한 역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시각을 냉철한 논리와 고증으로 드러낸다.



50여 컷의 사진과 크메르루주 핵심인사들의 육성을 담은
“킬링필드에 관한 모든 것”
다시 한 번 킬링필드의 책임을 묻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가 수집하고 동원한 자료에 있다. 크메르루주 지도부의 여러 생존 인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비롯하여 공개되지 않았던 중국, 프랑스, 러시아, 베트남 등의 기밀문서 등, 다양하고 생생한 자료를 통한 접근은 아시아의 역사를 꿰뚫는다. 그리하여 폴 포트를 캄보디아 현대사와 아시아 전체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조명함으로써 한 인물의 전기를 넘어서 평전의 정수를 구현해냈다. 단순히 킬링필드와 크메르루주의 악마성을 규탄하고 단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비극이 어떻게 배태되고 진행되었는지를 다각도로 해부해내고 있는 것이다. 폴 포트를 위시한 주변 핵심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50여 컷의 사진 역시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평등주의 이상향’을 꿈꾸던 폴 포트가 어떻게 ‘인류 최악의 참사’를 일으켰을까라는 저자의 의문에서 시작된다. 저자 필립 쇼트는 지독한 ‘비밀주의’ 때문에 감춰져 있던 폴 포트와 크메르루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관련국들의 기밀자료를 찾아다니고, 크메르루주의 본거지까지 직접 찾아가 크메르루주 핵심인사들의 육성을 들었다. 덕분에 이 책에서 폴 포트의 생애뿐만 아니라 크메르루주가 형성되는 과정과 또 몰락 과정이 생생하고 자세하게 되살아났다. 또한 저자는 폴 포트와 크메르루주 정권의 전횡 뒤에 숨은 캄보디아의 근현대사, 특히 주변국들과의 관계와 냉전시대 제국들과의 관계에 주목하여 급변한 캄보디아의 외교사를 촘촘하게 되살려냈다. 그리고 크메르루주 정권이 저지른 만행의 원인이 크메르루주 정권 그 자체에도 있지만, 당시 캄보디아를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던 주변국들과 강대국들에게도 있으므로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옮긴이의 말」에서)



폴 포트Pol Pot(1925. 5. 19~1998. 4. 15)

본명은 살로트 소르(Saloth Sâr)이다. 1925년 프랑스 보호령인 캄보디아 콤퐁톰에서 태어났다. 프놈펜기술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유학 후, 귀국하여 지방에서 반정부 투쟁에 가담하였다. 중앙상임위원과 서기장을 거쳐 1970년 5월 민족해방군 최고사령부 부의장 겸 작전부장이 되었으며 1975년 중국의 지원을 받아 민주캄보디아의 총리가 되었으나, 1979년 친(親)베트남군에 의한 프놈펜 함락 후 해임되었다. 그러나 북쪽 국경 밀림지대로 달아나 계속해서 게릴라전을 수행했으며 1998년 고립된 상태에서 지루한 저항을 계속하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폴 포트는 킬링필드로 널리 알려진 크메르루주 정권의 최고기획자이다. 그의 집권기 동안 도시민들은 지방으로 쫓겨났고, 전 국민은 집산주의 정책으로 자유와 개성을 완전히 박탈당했으며, 수많은 사람이 숙청당했다. 폴 포트의 크메르루주 정권은 전 세계의 공산정권 가운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과격주의 정책을 펴서 일인 독재정치를 실현했다.
1956년에 결혼한 키우 포나리(Khieu Ponnary, 1920년생)는 정신질환을 앓다 2003년 사망하였고 둘째 부인인 메아스(Meas, 1962년생)와 1985년 결혼, 그 사이에 딸, 시타(Sitha, 1986년생)를 두었다.

 

지은이_필립 쇼트Phlip short
『타임스』(영국), 『이코노미스트』, BBC 방송의 해외통신원으로 우간다, 모스크바, 중국, 워싱턴 D.C.에서 활동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에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일했고, 그 후에도 정기적으로 이 두 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남부에 살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반다-말라위의 독재자』, 『용과 곰-현대 중국과 러시아』, 『마오』 등이 있다.

옮긴이_이혜선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엠마 골드만-사랑, 자유, 그리고 불멸의 아나키스트』, 『마음나무』, 『행복을 찾아서』, 『내 어린 시절의 북극』, 『Lost!』 시리즈 등이 있다.

 

 폴 포트는 왜 살인의 늪에 빠졌을까 ―― 장병욱 기자, 한국일보(2008. 11. 1.)
 은둔의 독재자 폴 포트 ―― 송광호 기자, 연합뉴스(2008. 11. 4.)
 킬링필드의 독재자 폴 포트의 일생 ―― , 인터뷰365(2008. 11. 5.)
 킬링필드 비극의 전말 ―― 강아연 기자, 서울신문(2008. 11. 7.)
 ‘극단의 역사’일수록 ‘다각적 시각’으로 보라 ―― 김영번 기자, 문화일보(2008. 11. 7.)
 핏덩이의 목숨까지 앗아간 잔혹성의 뿌리는 ―― 박태해 기자, 세계일보(2008. 11. 7.)
 왜 캄보디아 사회는 ‘킬링필드’를 내버려뒀나 ―― 김진우 기자, 경향신문(2008. 11. 7.)
 악몽으로 끝난 유토피아의 꿈 ―― 고명섭 기자, 한겨레(2008. 11. 7.)
 '킬링필드'의 폴 포트 개인사가 빚은 비극 ―― 백현충 기자, 부산일보(2008. 11. 8.)
 ‘킬링필드’ 전범재판 ―― 노주석 논설위원 , 서울신문(2009. 2. 19. )
 "독재와 학살은 늘 쌍둥이다" ――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프레시안(200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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