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으로 삶을 다시 새우라!
책 읽는 오두막의 첫 인문·교양 시리즈 <이렇게 말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닌 귀한 ‘말’들이 책장 속에 잠들어 있다. 하지만 막상 우리는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진짜 들어야 할 ‘말’을 놓치고 바쁘게 살아간다. 쏟아지는 출판물과 영상매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기의 등장으로 우리가 꼭 읽어야 할 고전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 탓이다. 눈앞의 목적만을 좇는 현대인들은 긴 인생극장에서 반드시 한 번 이상은 길을 잃는 순간을 맞이한다. 바로 그때 우리에게 절실한 한마디가 무엇일까? 그 한마디가 책장 어디엔가 깊숙이 묻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충고와 위로를 구하기 위해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다면?
이 시대를 향한 대문호·철학자들의 촌철살인
각 전공자들이 세대 감각에 맞게 새롭게 번역·구성
이런 우리네의 삶에 진짜 ‘말’을 들려주고자 ‘책 읽는 오두막’에서 인문 교양 에세이 <이렇게 말했다>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삶에서 꼭 한 번은 만나야 할 철학자와 문호가 남긴 고전의 원서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그들의 문장을 선별하여 번역하고, 세대의 감각에 맞게 단문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쉽게 읽히도록 했다. 인물의 사상과 세계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인간의 문제를 따뜻하게 보듬어줄 참된 ‘말’들이 이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할 것이다. 그 첫 걸음으로 ‘헤르만 헤세’, ‘토마스 만’과 함께 20세기 독일 문학을 이끌며 세계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아포리즘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가 출간되었다. 곧이어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가 근간 예정이며 『카프카는 이렇게 말했다』와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 순간 나에게 절실한 한마디!
독일의 지성 브레히트,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물음에 답하다!
누구보다 ‘작가’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브레히트는 시, 희곡, 소설, 논설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뛰어나고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특히 소외 효과를 고안하여 창조해낸 서사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전복시키며 극 장르에서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타고난 예술가로서 그는 연극 연출에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고, 슈타이어 자동차 회사의 카피로 광고 시를 써주기도 했다. 「약점」을 비롯한 여러 사랑 시와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살아남은 자의 슬픔」 등의 대표작들은 사랑과 삶에 대한 그의 예민한 감수성과 문학적 표현력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학창시절부터 반전시를 쓸 정도로 평화와 인간을 사랑하던 지성인이었다. 야만적인 시대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나치 집권기에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적 발언에도 거침이 없었다. 결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적을 박탈당하고 15년 동안 세계를 떠돌며 고된 망명생활을 하게 되지만, 끝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잘못된 세상을 향한 그의 펜 끝은 역설과 풍자, 재치가 번뜩이고 있다. 현상을 관통하는 은유로 짜인 문장 속에 숨겨진 참 의미를 발견할 때 그의 글은 진정한 빛을 발한다.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곱씹을수록 감칠맛이 살아나고, 새로운 의미가 확장되는 문장들이 실려 있다. 무엇보다 행간의 여백에서 읽히는 묘한 여운은 브레히트의 말에 큰 울림을 주고, 삶과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다시 반추하도록 만들어 그 정체를 파악하게 해준다.
브레히트는 전쟁과 독재의 그림자로 얼룩진 시대에서 40년 동안 글을 쓰면서도, 현실을 외면한 채 낭만에 심취하지도, 사회 구호에 파묻혀 문학의 품위를 잃지도 않았다. 현명한 정치 논객 브레히트와 섬세한 감성을 지닌 예술가 브레히트의 진면모가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지만, 모순을 지닌 불완전한 존재야말로 완성될 수 있는 존재라는 신념만은 여전히 그의 문장 속에 살아 있다. 이제 그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다시 생각해볼 때다.
1898년 2월 10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제지 공장의 사무원이었던 아버지와 점잖은 교양 계층의 교육을 시키고자 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브레히트는 병약하고 소심한 아이였던 반면, 다락방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대장 노릇을 할 만큼 좋은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 국수주의가 온 나라를 지배했던 학창 시절엔 반전시를 쓴 것이 문제가 되어 퇴학 위기에 처했지만 그를 아끼던 선생님의 도움으로 겨우 퇴학을 모면하기도 했다.
고향에서 학업을 마친 브레히트는 병역을 피해보려고 뮌헨 대학 의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징집을 피하지 못하고 위생병으로 군 생활을 했다. 1924년 베를린으로 간 그는 당대 유명 연출가였던 막스 라인하르트에게 발탁되어 ‘독일극단(Deutsches Theater)’의 연출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1933년, 이미 10년 전부터 나치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브레히트는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이 벌어지자 그 이튿날 스위스로 망명을 떠났다. 이때부터 덴마크와 소련, 미국 등으로 이어지는 긴 망명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기간에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갈릴레이의 생애」, 「사천의 선인」, 「코카서스의 백묵원」 등 브레히트의 거의 모든 대표작들이 탄생했다. 미국 망명 생활 중, 돈벌이를 위해 할리우드 영화계에 뛰어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1947년 워싱턴 반미행위 조사위원회의 심문을 받고는 다음 날 바로 미국을 떠나버렸다.
서독으로 가려던 브레히트는 연합군이 입국을 거절하자 어쩔 수 없이 동독에 자리를 잡았다. 그 후 1949년, ‘베를린 앙상블’ 극장을 아내와 함께 설립했다. 이 극장은 큰 성공을 거두어 훗날 유럽 실험 무대의 산실이 되었다. 특히 브레히트는 독자와 관객이 함께 의심하고 토론하며 논쟁하는 참여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서사극’을 탄생시키며 연극계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시, 소설, 드라마, 희곡 등 전 영역에서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브레히트는 1956년 8월, 심장마비로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랑 _“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정치 _“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예술 _“암울한 시대에도 노래를 부를 것인가”
자본 _“나는 거짓을 파는 시작으로 간다”
삶의 지혜 _“행복은 인간의 권리다”
혁명 _“모순은 희망이다”
◈브레히트를 향한 세계적 석학들의 목소리
한나 아렌트
“브레히트는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는 투철한 지성의 소유자였다. 그는 이론에 얽매이지 않았으며 열정적이었다. 그는 아무도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했고, 모든 사람이 침묵할 때 침묵하지 않은 시인이었다.”
발터 벤야민
“브레히트의 서사극 개념은 긴장을 푼 채 줄거리를 느슨하게 따라가는 관객을 원한다. 서사극은 ‘이유 없이는 생각하지 않는’ 관심을 가진 관객을 대상으로 삼는다. 브레히트는 서사극을 통해 단순히 연극적 교양을 제공하기 위함이 아닌, 일종의 정치적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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