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담쟁이 문고

아들과 함께 걷는 길 (2011)

실천문학 2013. 8. 1. 11:18

 

 

 

 

 

 

 

2011년 개정 초등5학년 교과서 수록 기념 재출간
(「서른다섯, 서른여섯 굽이를 돌며-우정에 대하여」 전문 수록)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국내 내로라하는 문학상을 수상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로부터 깊고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소설가 이순원이 1996년 출간했던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을 실천문학사의 청소년문학선인 담쟁이 문고로 재출간한다. 2011년 초등5학년 교과서 수록을 계기로 15년 전 출간 당시, ‘아버지’가 주요 대상층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개정판은 ‘아들’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해서 앞부분의 다소 무거웠던 배경을 대폭 축소하였다.

그간 작품을 통해 우리가 만났던 이순원의 아날로그적 감성은 언제나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에 대한 깨달음, 지나온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자리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이순원이 ‘성장’의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대표작 중 하나로 지금은 장성해버린 작가의 두 아들이 어린아이였던 시절에 함께 넘었던 대관령 고갯길을 배경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한수임 작가의 서정적인 그림이 덧붙여져 행간의 여운과 감동이 더욱 커졌다.



“사랑해요, 아빠!”, “사랑한다, 내 아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과 함께하는 길


화자인 나는 소설가이자 두 아들을 둔 아버지이다. 강릉 대관령 고개 아래 본가를 둔 나는 최근에 발간한 소설책 때문에 마음이 심란한 상태다. 그 책에 부모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집안의 오래된 상처를 드러내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기도 할뿐더러 새로 나온 족보를 핑계 삼아 다녀가라는 아버지의 전언을 들은 나는 큰아들인 상우와 함께 대관령을 걸어 넘기로 결심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흔히들 ‘아흔아홉 굽이’라고 할 만큼 크고 작은 굽이가 셀 수없이 많은 해발 800여 미터 이상의 대관령 길을 걸어 넘기 시작한다.

작가 이순원이 15년 전, 그러니까 등단 후 11년 만에 내놓았던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작가의 자전적 내용에 바탕한다. 『수색, 그 물빛 무늬』 출간 직후, 어지러웠던 마음과 당시 어린아이였던 두 아들과 함께 걸었던 대관령 길에서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마음을 위로하는 아들의 진심, 그런 아들에게 때로는 의지하고 때로는 넉넉한 품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일러주는 아버지. 이들 부자의 대화는 담백한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긴다.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에 인생을 담다

출발 전과 도착 후에 해당하는 단락을 제외한 총 서른일곱 굽이로 나누어 담은 부자간의 대화는 마치 우리 인생 같다. 열아홉 굽이까지의 이야기는 10대의 아이에게 해줄 만한 자연만물에 대한 이야기와 집안의 내력을, 스무 굽이부터는 성인이 되어 이제 독립해야 할 시기가 되는 20대의 자식에게 부모가 해주고 싶을 이런저런 인생의 조언을, 그리고 아이 역시 아버지가 될 나이인 서른 굽이부터는 또 그에 걸맞은 ‘좋은 어른의 길’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서른다섯, 서른여섯 굽이를 돌며-우정에 대하여’는 2011년 개정 초등5학년 교과서에 전문이 수록되는 부분으로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 맺기’란 무엇일까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던져주는 내용으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개인주의’ 성향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본문에서

“여기 우리가 걷는 길옆의 나무들과 풀과 돌과 냇물과 그 밖에 우리가 보고 온 모든 것들. 그리고 어두운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본 별들까지도. 하지만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먼 거야. 앞으로 네가 살면서 걸어야 할 길도 그렇고.”
“알아요, 아빠. 무슨 말인지.”
“산꼭대기에서 보았을 때보다 네가 더 큰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저도 그래요.”
“그게 이 길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이야. 오늘 네가 아빠한테도 많은 걸 가르쳐주었지. 할아버지와 아빠 사이에 대해서도. 그게 아빠와 너희들 사이와 같은 건데.”
“사랑해요. 아빠.”
“그래. 아빠도 널 사랑한다.”
“손 잡아요, 아빠.”




「작가의 말」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길을 걸으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관령 꼭대기에서 산 아래까지 걸어 내려왔을 때 나는 우리 아이가 하루 만에 부쩍 성장한 느낌을 함께 나눈 대화 속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미리 준비하거나 걱정하지 말고 여러분도 부모님과 함께 하루 종일 산속으로 난 길을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강 옆으로 난 길도 좋고 바다 옆으로 난 길도 좋겠지요. 그러면 그것만으로도 여러분과 부모님 간의 사랑이 강물처럼 밀려들 것입니다.

대관령 고갯길을 아들과 함께 걸었던 그때, 우리 가슴속에 노을처럼 아름답게 번져오던 감동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_글을 쓰신 이순원 선생님은 195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마땅히 읽을 동화책이 없어 박종화의 『삼국지』부터 이광수, 김유정, 오영수 등 우리 현대소설과 번역된 세계문학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청소년기엔 잠시 학교를 그만두고 대관령에서 고랭지 채소농사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학교로 돌아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한 다음부터 열심히 문학공부를 하였습니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선생님의 두 아들이 아직 어린아이였을 때 대관령 고갯길을 함께 걸어 넘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작품입니다. 요즘도 ‘강원도 바우길’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 대관령 옛길을 함께 걷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소설가가 된 선생님은 1996년 「수색, 어머니 가슴 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제27회 동인문학상, 1997년 「은비령」으로 제42회 현대문학상, 2000년 「아비의 잠」으로 제1회 이효석문학상, 「그대 정동진에 가면」으로 제7회 한무숙문학상, 2006년 제1회 허균문학작가상, 제2회 남촌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창작집으로 『그 여름의 꽃게』, 『말을 찾아서』, 『은비령』,『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첫눈』 등이 있고, 장편소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19세』, 『나무』, 『워낭』 등이 있습니다.

 

_그림을 그리신 한수임 선생님은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으며,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연구했습니다. 그림을 통해 세상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 일러스트레이션을 시작했고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린 책으로 『새 보는 할배』, 『할아버지와 모자』, 『가을을 만났어요』, 『강릉 가는 옛 길』, 『노래는 흩어지고 꿈같은 이야기만 남아』, 『까만나라 노란추장』, 『이제마』, 『박지원』 등이 있습니다. 한국의 사계절과 한시에 관심이 많아, 숲, 바람, 눈, 비, 햇살, 냄새와 관련된 그림책을 구상 중에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떠나기 전에-그날 우리 집 거실 풍경·길을 걸을 준비를 하며-금요일 밤 잠자리에서·한 굽이를 돌며-할아버지 댁은 어디 있나·두 굽이를 돌며-할아버지가 물려주시는 자리·셋, 네 굽이를 돌며-이 길은 누가 만들었나·다섯 굽이를 돌며-왜 대관령은 굽이를 셀 수가 없을까·여섯 굽이를 돌며-농사짓는 일을 깔보는 사람들·일곱 굽이를 돌며-50가지의 풀이름 대기·여덟 굽이를 돌며-아빠가 글을 쓸 때의 마음·아홉, 열 굽이를 돌며-글을 쓰며 가장 힘든 일·열한 굽이를 돌며-푸른 나무들에 대하여·열둘, 열세 굽이를 돌며-물푸레나무 회초리와 물푸레나무 책상·열넷, 열다섯 굽이를 돌며-집안의 역사에 대하여·열여섯 굽이를 돌며-다시 말하지 않고 걷기·열일곱, 짧은 열여덟, 열아홉 굽이를 돌며-아이의 길, 어른의 길·스무 굽이를 돌며-이미 네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스물하나, 스물두 굽이를 돌며-아빠가 어릴 때 잃어버렸던 것들, 그리고 배운 것들·스물세 굽이를 돌며-부모 마음의 노란 손수건·스물네 굽이를 돌며-한 굽이를 뛰어내려가기·스물다섯 굽이를 돌며-한 굽이를 더 뛰어내려가기·스물여섯 굽이에 이르기 전에-조급함에 대하여·스물일곱 굽이를 돌며-너희들을 키우며 아빠가 안타까웠던 것·스물여덟 굽이를 돌며-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너희들의 생각·스물아홉 굽이를 돌며-아들의 여자 친구·서른 굽이를 돌며-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어른·서른하나, 서른두 굽이의 반을 돌며-산속에서 노을을 바라보기·서른두 굽이의 반과 서른세 굽이를 돌며-어린 철학자들·서른네 굽이를 돌며-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는 야구감독·서른다섯, 서른여섯 굽이를 돌며-우정에 대하여·서른일곱 굽이를 돌고 나서-아직도 우리가 가야 할 먼 길에 대하여·집으로 들어가는 샛길에서-어둠 속에 빛나는 노란 손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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