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마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가난한 탄광마을의 이야기를 어린이의 눈높이로 뛰어나게 묘사해 어린이 관련 단체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임길택 시인의 시집.산골 탄광마을에서 15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함께 생활했던 임길택 시인은 1997년 오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한 번도 아이의 시선을 버린 적이 없었다. 특히 아이들의 생활과 삶을 노동과 생계에 노출시킬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산골 마을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소박하게 그려낸 시인의 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적지않은 가치를 안겨준다. 시인의 눈을 통해 솔직하게 드러나는 탄광마을 아이들의 세상은 물질적 결핍 위에 놓여진 정서적 풍요를 확인하는 또 다른 희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의 따뜻한 인정과 사랑을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 또한 우리의 잊어서는 안 될 임무이다. 그래서
어머니 뜨개 하는 옆에 앉아
플라스틱제 인형 이불 만들어야 한다고
그 작은 손으로 뜨개를 익히더니
한 줄 떠서 대보고
또 한 줄 떠서 대보고
인형 키가 너무 크다 투덜댑니다
―「미선이」 중에서
생활과 노동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할 줄 아는 이런 미선이와
아, 난로 옆 거기
큰 고무대야 나무통에
태워질 내일을 조용히 기다리는
석탄 묻고
아버지들의 손때가 묻어
까매진 장작들
―「불춤」 중에서
을 바라보며 아버지와 아버지의 땀방울을 생각할 줄 아는 우리의 아이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가난하지만 자연과 노동 속에서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책으로나마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임길택
고 임길택 시인은 1952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하여 목포교대, 방송통신대 영문과를 졸업했다.강원도 산마을과 탄광마을에서 15년여 동안 교사생활을 했고, 1997년 12월 11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경남 거창에서 교사생활을 했다.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탄광마을 아이들』『할아버지 요강』『똥 누고 가는 새』,동화집 『산골마을 아이들』『느릅골 아이들』『탄광마을에 뜨는 달』,수필집 『하늘숨을 쉬는 아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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