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시인을 대하노라면 따뜻하고 부드러움, 넉넉한 품, 그러면서도 삶을 보는 강건한 힘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때문에 김태준 시인의 지적처럼 '현상과 존재에 대한 영감과 표현력이 뛰어난 시인'으로서 그는 결코 사소한 것들, 스쳐 지나가는 낯선 것들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는 단정하고 섬세한 묘사와 상징으로 이어진다. 그는 시의 대상인 세상과 사물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그런지 『사과향기가 만드는 길』에서 만나는 시들은 신선하고도 강렬한 이미지를 남겨놓는다.
내 마음에서 구르는 말이여
길을 찾지 못한 말이 마음에 굴러다닐 때
공의 길로 공을 몰고 가듯
끝까지 말을 몰고 가야 한다
힘겹게 말의 길이 열리고
열린 길로 말은 외롭게 길을 떠난다
__「말[言]을 몰고 가면 말의 길[言路]이 열린다」 부분
이양희
1958년 대구 출생으로, 1981년 경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90년 『현대문학』에 「별종 금붕어」 외 네 편을 발표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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