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시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2001)

실천문학 2013. 8. 11. 23:11

 

 

 

 

 

 

 

 

 

            

 

 

 

 

 

 

 

 

김수열 시인의 첫 시집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는 일상을 끌어안으면서 동시에 세계의 바깥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김수열 시인은 '기다림'과 '바람'을 통해 시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는데,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닌 능동적인 기다림과 고난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명으로 작용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그의 시들은 그러한 집단의식의 치열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외되기 마련인 개인의식, 감정의 애틋한 내면풍경을 잘 보듬어 안아주고 있다. '공동체와 나'라는 어려운 명제를 조화롭게 실천하는 그의 예술에 축복이 있기를"__현기영(소설가)

더러는 어쩔 수 없어 길을 떠났다
마침내 꽃이 되어
그대 진 자리에 선연히 다시 피마고
다짐하고 다짐하며 소 울음소리로 길 떠났다

(중략)
빈 들판 가득
바람으로 달려가는 거다
가서 꽃으로 피어나는 거다
때가 되면



통꽃으로 떨어져
빈 산 가득 꽃물결 이루는 거다
빈 하늘 향해 꽃향기 날리는 거다
우리가 만난 첫날 그 밤처럼
뜨겁게 일어서는 거다
다시 시작하는 거다
__「우리 처음처럼」(부분)

김수열
1959년 제주 출생으로, 1982년 『실천문학』 3호에 「어머니」 외 세 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디에 선들 어떠랴』. 제주작가회의 회원. <깨어 있음의 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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