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 옛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네 풍경들을 찾아가는 인문교양서. 굴피집, 너와집 등의 원시형태의 집과 그 속에 간직된 애절한 전설까지 담아냈다. 여기에 현지인의 삶, 역사 흔적, 마을 스케치 등 3백여 장의 사진도 소중한 볼거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오지마을을 여행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우리의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지켜가야 할 우리네 원형을 만나러 가는 것이기도 하다.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된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는 전국을 돌며 찾아낸 오지마을 여행기이다. 이번 책에 소개된 굴피집, 너와집, 귀틀집, 투방집 등은 거의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원시적인 집의 형태들이다. 이런 집들은 대부분 1970년대 정부의 ‘독가촌 정리사업’으로 소개되었기 때문에 이제껏 남아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마을이 오지임을 상징한다. 어떤 집은 오래된 탓에, 어떤 마을은 댐 공사로 인해, 어떤 동네는 도로가 뚫리면서 앞으로 영영 지금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도시화로 많은 것을 잃어버린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문화는 대체 무엇일까? 지체 높은 양반네의 기와집은 정부의 정책으로 보호되어 온 반면, 옛 서민들의 집들은 철저히 외면당해 왔다.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를 통해 민초들의 생활과 현실, 과거와 현재, 역사와 전통, 슬픔과 기쁨이 묻어나는 질박한 서민문화를, 자연과 더불어 살던 선조들의 삶을 되새겨보게 된다.
이용한(글)
시인. 1995년 실천문학신인상 수상. 현재 프리랜서로 우리나라 각 지역의 풍물과 민속, 토종문화와 지역문화의 흔적들을 더듬어 기고해 오고 있다. 시집 『정신은 아프다』(실천문학사, 1996) , 문화기행서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실천문학사, 1998) ,『사라져가는 토종문화를 찾아서-꾼』(실천문학사, 2001),『사라져가는 토종문화를 찾아서-장이』(실천문학사, 2001),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웅진닷컴, 2002), 『이색마을 이색기행』(실천문학사, 2002) 등을 펴냈다.
심병우(사진)
전문사진가. 1964년 전북 정읍 출생으로 신구전문대 사진과를 졸업했다. 『울릉도』 『월출산』 등의 책을 펴낸 바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 각 지역의 풍물과 자연을 사진에 담고 있다.
숨이 턱 막힌다.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좁은 이곳에서 바둥거리며 살아가는 것일까.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짜증스런 표정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냉랭한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가 ‘아무 생각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리라’고 채근하기 때문이리라.한치의 땅도 놀리기 아깝다는 듯 빽빽이 서있는 건물들은 키자랑을 하며 흐린 하늘마저 마음껏 쳐다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이런 숨가쁜 생활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있을까.심란한 마음에 책한권을 펴든다.‘사라져 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발길이 잘 닿지 않는 그곳.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는 심정으로 한쪽 한쪽 살펴 본다.매몰차게 잊어버리기 보다는 고이 지켜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일러준다.
국민일보 / 2000년 4월 26일 / 최현수 기자
사라져 가는 오지 마을을 찾아서` (실천문학사)는 국내 벽×오지 30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답사 기행문이다. 답사기 말미에 해당 지역을 찾아가는 교통 편에 대한 정보까지 수록된 것으로 보면 오지 여행 가이드북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답사를 한 팀은 2명이다. 지난 95년 제2회 `실천 문학상`으로 등단한 젊은 시인 이용한(30)씨가 글을 쓰고 사진 작가 심병우(34)씨가 사진 작업을 했다. `사라져 가는 오지 마을을 찾아서`는 기존 여행 가이드 북들이 우리들을 바다 건너 외국으로 안내해주곤 하던 부황든 `거품의 시절`이 한물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행하던 해외 여행이나 배낭 여행 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른바 `우리 것`을 찾기 위한 문화 유적 답사 등도 붐을 이뤘지만, 이들과 또 다르게 우리를 오지 마을로 잡아 끄는 이 책이 노리는 것은 `마음의 여백` 혹은 `정신의 환기창`으로서의 여행이겠다. 편안한 잠자리와 먹을 것이 뒷받침되지 않은, 사서 하는 고생으로서의 여행일진대, 오지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분명 다를 것이 이 책이 겨냥하는 것도 오지 여행을 통해 도시 생활의 공허함을 메우는 성찰의 기회로 삼으라는 권면일 것이다. 선정된 30개 마을의 오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지리적 벽지 개념에 더해 문화적으로 옛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잡았다. 30곳 중에는 강원도 정선군의 가수리 등 강원도 지역이13곳으로 가장 많고 경상도 지역은 봉화군 반야 마을 등 7곳에 달한다. 충청도는 가장 적어서 단양 배마루 마을 등 4개이다. 전라도 지역은 순천 수직 마을 등 6곳이다. 이 마을들을 돌던 이들이 만나는 초가, 너와집, 굴피집 등의 전통적인 생활 모습에서 몇 가구 안되는 오지 사람들끼리 나누는 구수한 정담 등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책에서 얻는 소득이다. 그런대로 의미 있는 가이드북이지만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답사자 2명의 지적 정서적 높이의 문제이다. 전체적인 서술이 그저 객관적이고 산술적인 정보제공과 서술로 시종하고 있어 읽는 이를 지루하게 한다. 그 정도의 서술이라면 일간지 저널리즘에서도 흔히 보는 수준이다. 어차피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선택적인 독자가 찾아 들게 마련인 단행본의 형태라면 플러스 알파를 기대함직한데,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주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또 하나 상당수가 같이 편집된 사진의 질 문제이다. 역시 차원 낮은 단순 다큐멘터리라서 울림이 없다는 점은 사진가 심씨 사진이 주는 한계일 것이고 이 신간의 질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한계는 어쩌면 편집상의 취약점이기도 하다. `나쁜 사진일수록 크게 쓴다`는 역설도 있는데, 이책에서 거의 모든 사진은 올망졸망한 크기에 상투적인 배열로 나열됨으로써 마치 본문의 글처럼 상상력이 부족한 작품으로 변하고 있다.
조우석기자 / 문화일보 / 1998.7.22
``사라져 가는 오지 마을을 찾아서``. 옛 모습 옛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제는 역사 서적이나 박물관 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우리네 풍경을 만난다. 이 책에는 국내 32곳의 오지 마을이 실려있다. 물이 아름다운 정선 가수리, 땟목의 길목 영월 고운리, 굴피짐 한 채만 남아있는 양양 빈지골, 전기 없는 마을 내원동, 의병이 숨어살았던 영동 구백이, 미륵의 땅 무주 미천리 점말×××××. 시인 이용환씨가 글을 쓰고 심병우씨가 사진을 찍었다. 이씨는 `GEO` 등 다큐멘터리 잡지에서 일하며 사라져가는 `우리 땅 숨은 골`을 발굴해왔으며 심씨는 `사람과 산` 사진부 출신으로 산마을을 취재해왔다.두 사람은 지명에 따른 유래와 전설, 마을의 어제와 오늘, 현지의 삶, 역사의 흔적을 담았다. 마을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300여장의 사진이 실려 있다. 경기도를 제외한 강원도와 충청, 호남, 영남권 등 모두 5개 지역별로 구성돼 있다. 마을별로 지도와 함께 교통편, 현지 숙박 등을 다룬 기행 수첩을 꼼꼼히 정리했다.
여행새책 최병준기자 / 경향신문 / 1998.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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