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에서 퍼올린 '90년대 비망록'.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지식인들의 고뇌를 발랄하면서도 진지한 문장을 통해 섬세하게 묘사한 김별아 장편소설.
김별아의 장편소설 『개인적 체험』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걸쳐 대학생활을 했던 세대들의 정체성에 대해 천착한 작품이다. 김별아 씨는 이 작품으로 1999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군사정권에 대항한 정치투쟁과 치열했던 노동운동 등으로 요약되는 1980년대 초반과 비교해 본다면, 1990년대 초반은 특징 없는 시대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확실히 이 세대의 투쟁에 대한 치열성은 전 세대들에 비해 많이 약해진 듯 보인다. 그러나 이념의 표류와 급격하게 변화한 사회환경에서 연원된 또 다른 고민과 갈등을 가지게 된 이 세대와 현재의 시대상을 이 소설은 새로운 시각에서 잘 형상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후일담문학에 새 세대가 등장했음을 알리는 출발선상
에 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강경대 치사사건으로 촉발된 일련의 시위사태와 이에 절망한 노동자 대학생 등 많은 젊은이들의 분신, 김지하의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로 시작된 용공세력 논쟁 등으로 어지러웠던 1991년이다.
소설은 3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만이 목매고 죽어도 좋을 나무라고 떠들던 미친 바람과도 같았던 열아홉 살 때, 불의에 항거해 싸움의 최전방에서 싸우다 죽겠노라고 성난 파도처럼 외치던 대학 시절, 아이엄마가 된 후 이제는 그렇게 경멸해 마지않던 후일담을 되작이는 선배들을 닮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 특별한 부제도 붙어 있지 않은 세 개의 부는 각각의 시절에 가장 정점이 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시기의 사회상과 그러한 상황에 온몸으로 맞서던 나의 체험담들로 채워져
있다.
김별아
1969년 강원도 강릉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실천문학에 중편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소설집으로 『신촌블루스』, 장편소설에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가 있다.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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