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의 문학/시

그리운 막차 (1999)

실천문학 2013. 8. 11. 23:03

 

 

 

 

 

 

             

 

 

 

 

 

 

 

 

송종찬의 시를 읽다 보면 숱한 망설임, 갈등, 비애 같은 것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번뇌에 당연히 따라올 법한 시끄러움과 혼란스러움은 없다. 대신 말없이 자신을 응시하는 자의 서늘한 고요가 그의 언어를 감싸고 있다. 1990년대 소위 신세대 시인, 작가들이 별다른 회의 없이 수용해 버린 자의식 과잉의 내면 풍경을 그는 추상적으로 점묘하지 않는다. 그는 내면의 다기한 반응을 수용하고 있는 일상적 삶을 '포괄적 의지'로 강력하게 재구성한다.__이영진(시인)

사랑할 때 나는 매일 막차를 탔다
차창에 기대어
전주에서 부안까지
솜처럼 연한 잠에 빠져들곤 했다

조금 조금만 하다가 막차를 놓치고
낡은 수첩을 뒤적일 때
그러나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까지
막차는 어서 오라 손짓했다
__「그리운 막차」(부분)

 

송종찬
1966년 전남 고흥 출생으로 1992년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시문학에 「내가 사랑한 겨울나무」 외 아홉 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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