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의 사상과 행적의 근간을 이루는 대표적인 서정시 모음!
시인은 이 시집을 엮고 난 뒤
무려 원고지 200매에 달하는 긴 후기를 썼다. 그것은 그의 시에 대한 해답이며 동시에 사상의 뿌리를 해명할 수 있는 중요한 고백이다. 소위
김지하의 시론, 문학관, 사상, 철학은 물론이거니와 김지하라는 한 인간에 대한 해답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시인은 그러한
고백을 서정시선집의 후기에다 하는 것일까? 그리고 40년에 가깝게 써 온 필명을 바꾸는 시기에 왜 서정시를 정리하는 것일까? 그것은 지금까지
시인을 지탱해 왔던 근본적인 뿌리가 다른 어떤 사상이나 철학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시의 그 서정성 속에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시인은 자신의 과거 행적이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상가나 혁명가들에 대한 신뢰나 신봉에서 출발하지 않았으며 스스로 어떠한 조직이나 단체에 가입한
적도 없음을 밝힌다. 그의 삶을 지탱해 온 힘은 냉혹한 투쟁성이 아니라 바로 그의 가슴속에 각인되어 있는 아픈 정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의 서정시를 정리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이것은 곧 과거의 힘을 통해 새 밀레니엄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으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것이다.
한 권으로 읽는 김지하의 시
한 권 속에 시인의 시사와 시작에 관한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다. 시인은 시작의 출발점인 「황톳길」에 대한 설명을 비롯하여 자신의 사상의 단초들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특히
서정시편들의 창작 과정과 당시의 이야기는 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흰 그늘에 대한 최초의 경험과 그것의 시적 형상화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통해 김지하의 사상적 변화와 행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시집 발간 순서에 맞추어 수록한 시편들은 개인과
시대의 뛰어난 문학적 기록이라는 점에서 세기를 넘어 역사의 선상에 있는 어느 시대에서도 빛나는 시편들이 될 것이다. 가슴속에 심어둔 서정성이
사상과 행동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이 시집은 시인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책이 될 것이다.
김지하
1941년 전남 목포 출생하여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시인』지에 「서울길」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64년 대일 굴욕외교 반대투쟁에 가담하여 첫 옥고를 치른
이래, 8년 간의 투옥, 사형 구형 등의 고초를 겪었다. 독재 권력에 맞서 자유의 증언을 계속해 온 양심적인 행동인으로, 한국전통정신의 유산을
오늘의 상황 속에서 새롭게 변용시키고 재창조하고자 노력하는 사상가로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룩해 왔다.
로터스 특별상, 위대한 시인상,
크라이스키 인권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황토』, 『타는 목마름으로』, 『별밭을 우러르며』, 『검은 산 하얀 방』, 『빈 산』,
『애린』,『중심의 괴로움』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밥』, 『남녘땅 뱃노래』, 『살림』, 『생명』, 대설 『남』, 인문서 『사상기행』, 『예감에
가득 찬 숲 그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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